나는 참 미숙한 사람이라서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다. 내 감정을 스스로 눈치채는 일도 어렵고, 남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는 일도 어렵다. 나 자신의 기분을 달래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고(이게 누군가에게는 정말 쉬운 일이라는 것을 알고 무척 놀람) 삶의 기로에서 결정 내리는 것이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다. 그냥 느끼는대로 주어지는 대로 흐르듯 결정하는 사람을 보면 정말 많이 부럽다. 나는 뭘 결정하든 손가락 한두개..가끔 심할 때는 어깨 정도 내어주는 기분으로 선택하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더라. 내가 더 어렵고 궁핍하게 산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나치게 많은 것을 고려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것이다. 왜 복잡하게 사는지 나 자신도 잘 모르겠다.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착한 사람인 것처럼 위선 떨지 말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워낙 기분 나쁘면 말을 찌르듯 하는 사람이니 어지간한 말은 듣고 빨리 머리에서 털어내려고 노력했는데 그래도 이 말은 아직도 남아있다. 정말 내가 나쁜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히는 말이었다. 무엇 때문에 나에게 이렇게 강한 부채의식이 남아있는지 모르겠다. 누구에게 부채의식을 느끼고 좋은 사람, 착한 사람, 옳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인지 잘 모르겠다. 부채의식의 대상이 인간인지 아니면 어떠한 생각인지...그런 것도 잘 판단이 서지 않는다. 나는 아직도 이렇게 모자라서 어린아이같이 헤매면서 사는데 내 또래에 누군가를 사랑하고 결혼을 하고 어른으로 성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부럽다. 그런 어른이 되어야지! 그런 마음보다는 이런 나의 미숙함만 당장 모면하고자 함이 내가 제대로 쑥쑥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는 정말 많은 기준이 있어서 힘들고 지칠 때가 있는데 그런 욕구들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모르겠다. 욕구라 함은 스스로를 통제하고 싶은 욕구다. 나를 통제하는 것에서 느끼는 쾌감이 있다. 스스로를 단정하게 만들어내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철저하게 기계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어떤 것을 내가 원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삶에서 궁극적인 목표 하나를 정해놓고 사는 것도 이상하겠지만, 나는 최소한 어떤 기준점은 하나 정해놓고 방향성을 가지고 싶다. 지금의 나는 너무 넓고 얕게 퍼져있어서 스스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후....쉬는 동안 남의 글을 엄청 많이 읽었더니 갑자기 글발이 팍 늘었다. 느껴진다. 코딩이든 글쓰기든 단기간에 집중해서 많이 하면 급격하게 실력이 늘어난다. 그래서 쉬는 시간이 필요한 건지도 모른다. 쉬었다가 갑자기 몰입하면 그만큼 흡수하는 속도가 늘어나서 갑자기 실력이 엄청나게 성장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확실히 나한텐 글이 여전히 무기로 남아있다. 누군가를 날카롭게 베는 글을 쓰고 싶지 않다. 내 무기를 어떻게 사용할 지는 나에게 달려있다.
고민을 많이 하고 한걸음 옮기기도 어려운 나는 삶이 언제나 어렵다. 답을 쉽게 내리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보고 따라하게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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