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더 호글 2019. 1. 4. 10:57

보통은, 생일이 지나면서 새해를 맞는 기분이 많이드는데 올해는 생일 열흘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장례를 치르고 정리하면서 연말 답게? 시간을 보내진 못했다. 미루던 친구들과의 약속들, 만남들을 연말에 몰아서 치루고는 했는데 아무래도 그렇지 못해서 연초까지 사람들을 만나면서 보내고 있다. 


새로 옮긴 회사에서는 마침 연초에 일이 그다지 없기 때문에 다행스럽게도 그렇게 약속을 잡아도 충분히 체력이 버틸만하다. 작년 7월에 시작한 PT는 이제 운동이 몸에 익어가도록 하고 있는 단계이다. 아침 다섯시 반에 일어나는게 익숙해지고, 운동을 하면서 건강해지는 것이 느껴져서 기쁘게 다니고 있다. 추위도 좀 덜 타는 것 같고, 감기도 여름 이후 환절기에 아예 걸리지 않았다. 작년 목표가 건강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투자할만했고, 3개월 세션을 한번 더 결제하고 나면 그 때는 혼자서도 운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올해는(작년은) 이직을 하고, 잃어버린 친구 생각을 하고, 정체성을 찾는 시간들이었다. 그놈의 정체성은 언제까지 찾나...예전..? 20대 후반 정도에는 내 정신연령이 20대 초반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ㅋㅋㅇ에 있는 동안은 계속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ㅇㅁㅈ에 오니 20대 후반 정도는 된 기분이 든다. 나이가 좀 들었다. 좋은 일이다. 언제까지나 어린아이로 살 수는 없...다기보다는 요령이 좀 생긴 것이니. 사회생활에 요령이 좀 생겼겠지.


새로 옮긴 회사에서는 입사하자 3개월만에 HR과 대면하고 팀을 박살내는 중이다. 뭐...팀원들을 박살낸다고 하는게 맞겠지. 윤리규정을 위반한 자들을 어덯게 처리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중인 나날인 것 같다. 나의 인간에 대한 낙관성이 사람을 단호해지지 못하게 한다. 아닐거라고 믿고 괜찮을거라고 믿는데 생각만큼 잘 풀리는 것 같지는 않다. ㅅㅁ님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들로 엉키는 것 같고. ㅎㄹ님은...잘 안 풀리면 결국 나의 불편함이 갈등이 되는거고 갈등이 되면 관계가 망할 것 같다. 그리고 높은 확률로 관계는 망가질 것이다. 미련은 없기 때문에 불편함을 제외하면 코멘트 할 것이 없다. 사람과의 관계는 어렵다. 내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은 차이가 없는데 상대의 성향에 따라서 반응이 다르다. 


나의 끊임없는 직종 변경 과정에서 한가지 깨달은 점은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은 상황과 직종의 분야에 맞춰서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끌어올리고, 나머지 능력을 하향 조정하는 것에 있는 것 같다. 지금 무슨 능력을 올려야 하는지 깨닫는다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필요한 부분에 중점을 두고 활성화시키다보니 자연스럽게 변한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했을 때 변할 수 있는 것이 내가 가진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강의할 수 있는 능력과 상황에 맞추어 정돈된 발언을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올해의 목표는 상황과 장소, 역할에 맞는 다양한 페르소나 가꾸기로 정했다. 솔직함이라는 편리함에 익숙해져서 적절한 발언이나 역할을 하지 못할 때가 있는 것 같아서. 건강은 베이스로 가져가고... 이 회사를 얼마나 다닐지는 모르겠지만, 있는 동안에는 스트레스나 불편함을 최대한 덜 받고 싶다.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