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R I T I N G * * */자아 성찰

누군가를 도울 때 열정이 샘솟는다

썬,더 호글 2016. 11. 4. 00:11

나에게 위선적이라고 했다.

내가 했던 말은 "친구들의 하소연듣는게 참 힘이 든다" 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그걸 다 들어주냐고, 나보고 뒤에서 욕하는거라고 했다. 앞에서 힘들다고 하던가, 들어주지 말라고 했다. 

나는 내심 그래도 친구를 위해주는거니까, 하고 도닥여주길 바랐던 것 같다. 

너는 그만큼 누군가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야, 하고 말해주길 바랐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위선적" 이라는 말이었다. 


화가 나면 나한테 위선적이라고 했다. 언사는 거칠었고 나는 상처받았다. 그리고 그 말이 일리가 있어보였다. 힘들어하면서 왜 그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을까 싶었다. 기분은 나빴지만, 내가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그리고 오늘 이 기억이 난 맥락에 감사했다. 


오늘 나는 세 사람을 도와주기로 했다. 


하나는 은ㅈ 언니. 만나서 하소연을 들어줬다. 내용은 그냥 자기 이야기..라고 해두자. 잔소리 하듯, 잘난척하듯 신나게 상담했지만 언니가 좋게 받아들여서 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두번째는 하ㄴ 언니. 꽃집 홈페이지를 만들어주기로 했다. 신났다. 나는 그냥 재밌는걸 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세번째는 ㅇㅅ 언니. 면접 준비를 한다기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내가 다시 공부하면서 나올만한 부분 찍어주기로 했다. 


이렇게 세 사람을 돕거나, 도와주겠다고 했더니 갑자기 열정이 불타올라버렸다. 누군가를 돕는다는게 나한테 큰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오늘 깨달았다. 얼마나 좋은 본질인가. 나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면 힘이 솟아오른다. 행복해졌다. 원동력을 알았다. 기쁘다. 나의 성장이 다른 사람의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것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쁘다. 


그러나 힘에 부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힘이 들고 지쳐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기도 하다. 그 "누군가"가 나에게 위선적이라고 하지 않는다면 말이지...도대체 어떻게 그런 사람을 만났던 것인지, 참 운도 없다. 내가 등 뒤를 맡길 수 있고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을 만나야지. 그리고 내가 남을 돕는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길 사람과 함께 해야겠다. 오늘의 깨달음이 너무나 기뻐서 우선 글을 써둔다.